이 글은 제가 대외활동 과제물로 제출했던 기사(?) 입니다!

청년인생설계학교 라는 곳을 취재했는데요, 해당 프로그램은 청년(20대는 물론이고 30대까지)의 정체성 발견을 응원하는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특히 코로나 블루 관련해 어떻게 우울감을 극복할 수 있을지에 대해 써보았는데, 한 번 재미로 봐주시면 ㅎㅎ.. 감사하겠습니다.

ps. 현재 청년인생설계학교 가을학기 프로그램을 모집한다고 합니다! 대학생/사회초년생을 위한 '베이직코스' 외에도, 일반인 / 중간관리자를 대상으로 하는 '워크앤라이프' 프로그램도 모집을 한다고 하니 한 번 관심 가져보셔도좋을 것 같아요!

https://youth.seoul.go.kr/site/main/board/notice/26407?cp=1&pageSize=15&sortOrder=BA_REGDATE&sortDirection=DESC&bcId=notice&baCategory1=life_design&baNotice=false&baCommSelec=true&baOpenDay=true&baUse=true

<코로나 블루에 빠진 청년들, ‘나’와 함께 극복한다>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대학생 A 씨는 대학을 졸업한 후 몇 달째 구직활동에 힘쓰고 있다. 하지만 몇 번의 취업 도전에서 실패한 이후로, A 씨는 자신감을 잃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사회가 혼란한 상황에서는 구직활동도 쉽지 않다. A 씨는 미래에 대한 불안과 무력함을 느낀다. ‘나를 위로해줄 사람이 없다.’ A 씨는 스스로가 가진 우울감을 인지하고는 있지만, 이를 해소할 적절한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가족이나 친구와 상담하면 조금은 나아질 거라 막연히 생각하지만, 모두가 힘든 시기에 본인의 우울감을 공유하기가 껄끄럽다. 심리 상담을 받을까 알아보기도 했지만, 정신과에 대한 거부감과 금전적인 부담이 있어 진료받으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 A 씨는 오늘도 구직활동에 힘쓴다.

A 씨의 이야기가 특이한 사례는 아니다. 지난 7월 26일 보건복지부에서는 2021년 2분기 「코로나19 국민 정신건강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조사는 코로나 상황이 시작된 2020년부터 분기별로 실시되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우울 평균점수는 5.0점(총점 27점)으로,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의 2.1점보다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특히 20대, 30대 청년층의 정신건강 수준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20대와 30대의 우울 위험군 비율은 각각 24.3%, 22.6%로 나타났다. 이는 50대와 60대의 13.5%와 비교해 1.5배 이상 높은 값이다. 심리적 어려움을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되는 사람이 없다고 대답한 비율 역시 마찬가지이다. 20대와 30대에서 12.6%와 11.1%의 비율이 나타났으며, 50대의 5.6%, 60대의 7.9%와 비교해 높은 수치를 보였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 혼란 속에서 청년들은 다른 세대보다 더 큰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

청년을 위한 학교, 청년인생설계학교

청년들이 겪는 우울감과 고립감을 해소하기 위한 학교가 존재한다.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청년인생설계학교이다. 청년인생설계학교는 서울시 청년청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으로, 2019년부터 연 2회, 여름학기와 가을학기로 나뉘어 진행되고 있다. 청년인생설계학교는 ‘나’답게 사는 방법을 고민하고 배우는 학교이다. 맹목적인 스펙 쌓기와 구직 활동에 내몰려 본인의 삶을 스스로 계획하기 어려웠던 청년들을 위해 기획되었으며. 참가자에게 자신을 깊이 있게 탐색할 수 있는 기회와 삶을 채우는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청년인생설계학교의 프로그램들은 ▲나를 바로보기 ▲나를 인정하기 ▲나를 믿어주기 ▲흔들리지 않기 ▲다르게 찾기 ▲긍정적 관계 맺기의 6개 주제를 가지고 있으며, 참가자들은 본인이 희망하는 주제에 맞는 프로그램을 선택해 5~6주 동안 온전한 ‘나’를 발견하는 과정을 체험한다. 청년인생설계학교의 프로그램은 모두 무료로 지원되며, 서울시를 생활권으로 하는 만 19세 이상 39세 이하 청년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낯선 사람과의 느슨한 연결을 지향하다, 마음:온 프로젝트

마음:온 프로젝트는 청년인생설계학교의 선택 프로그램으로, 청년의 마음 건강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진행을 맡은 단체 공감인은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 한 명만 있다면 사람은 살 수 있다’라는 문제의식에서 시작되었다. 특히 청년인생설계학교에서 진행되는 마음:온 프로젝트는 조금 특별한 활동이다. 일반적으로 전문가에 의해 상담이 이뤄지는 여타의 심리상담 프로그램과 다르게, 마음:온 프로젝트에서는 일반 시민이 상담자로 활동한다. 마음:온의 심리 치유 과정을 성공적으로 이수한 이들이 ‘공감자’가 되어 다른 청년의 고민을 들어주는 상담가로 활동한다. 이른바 ‘깊고 소박한 치유 릴레이’의 참가자가 되는 것이다. 참가자들은 전문가와 내담자의 수직적인 관계가 아닌, 치유를 경험한 시민이 또 다른 시민을 치유하는 수평적인 관계를 통해 심리적인 안정감을 느낀다.

마음:온 프로젝트에서 참가자들은 누구와도 나누기 힘들었던 내면의 이야기를 꺼내놓는 시간을 경험한다. 마음:온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김새미 공감인 매니저는 “오히려 낯선 사람이기 때문에 더 솔직하게 이야기할 수 있거든요. 아는 사람이면 신경 써야 할 게 많아요. 혹시 이 이야기가 이 사람과 연관이 되어있진 않을지, 이 사람에게 상처를 주지는 않을지, 내 이야기가 소문으로 돌아 평판이 나빠지진 않을지. 하지만 나와 관계가 없는 사람이라면, 그런 걱정 없이 솔직하게 말할 수 있게 되는 거죠.”라며 낯선 사람과의 대화가 가지는 긍정적인 면을 말했다. 물론 모든 참가자가 속마음을 쉽게 털어놓는 것은 아니다. 마음:온 프로젝트는 5주의 과정을 통해 참가자들이 충분히 안정감과 신뢰감을 느낄 수 있게 노력한다. ‘일상공감연습’을 통해 자신과 타인에게 공감하는 방법에 대해 연습해보고, 치유의 경험을 정리하며 생각을 통합하는 경험을 한다. 그 다음 ‘속마음산책’을 통해 지인들에게는 꺼내지 못했던 깊은 부분까지 속마음을 털어놓으며 후련함과 위안을 느낀다.

김새미 매니저는 “청년들이 스스로 내 마음 건강을 챙겨야겠다고 생각만 해도 좋을 것 같아요. 자기 마음이 어떤지 돌아보는 게 사실 정말 어려워요. 자신이 힘든지조차 모르는 경우, 다들 잘살고 있으니, 나도 그렇겠거니 넘어가는 경우가 정말 많거든요.”라고 말했다.

문학으로 나를 표현하다, 그래서 쓰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쓰기로 했습니다’ 역시 청년인생설계학교 내 선택 프로그램이며, 사회적 기업 282북스에서 진행한다. 참가자들은 본인의 일상을 면밀하게 들여다보고, 본인의 삶에 대한 글을 작성한다. 에세이나 일기와 같이 본인의 생각을 그대로 쓰는 방식보다는 시와 소설과 같은 문학의 방법의 글쓰기를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강미선 282북스 대표는 “자기의 생각을 문학적으로 풀어내려면 그 생각을 한 번 더 꼬아서 생각해봐야 하거든요. 나라는 존재가 무얼 좋아하는지, 왜 좋아하는지 더 깊이 생각해볼 수 있는 거죠.”라 말했다.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282북스는 마음이 작품이 되는 곳을 지향한다. 참가자들은 글쓰기라는 방법을 통해 자신을 찾아가고, 표현하는 과정을 체험한다. 그런 과정에서 본인이 어떤 사람인지 탐구하는 방법에 대해 알 수 있게 된다.

강미선 대표는 “글을 쓰고 싶어 하는 청년들은 많은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요. 그런 사람들을 위한 프로그램이에요. 하지만 글을 쓰는 기술을 알려주진 않아요. 왜 쓰는지 함께 고민하는 거죠. 저희 프로그램 제목이 ‘그래서, 쓰기로 했습니다’거든요. 5주 차 과정을 모두 겪고 나면 내가 글을 쓰려고 했던 이유, 어떤 글을 쓰고 싶은지, 글을 써서 무엇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답을 찾게 하는 게 목표에요.”라고 말했다.

“우리는 자기 자신에게 너무 불친절해요.” 강미선 대표는 불안과 무력함을 느끼는 청년들에게 멈춤을 제안한다. “잠시 멈춰서서, 자신에 대해 깊이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미래를 보고 있어서 불안한거거든요. 먼 미래를 걱정하지 말고, 하루하루 오늘에 충실하면 불안도 사라질 거에요.”

낮은 문턱으로 모두를 환대한다.

정신건강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청년들은 많지 않다. 「2019 국민 정신건강 지식 및 태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했을 때 누군가와 상담하거나 병원을 방문한 적이 있다’라고 답한 응답자는 22.0%에 그쳤다. 정신과에 방문하는 것 자체에 큰 거부감을 느끼는 것이다. 청년인생설계학교를 담당하고 있는 서울 평생교육진흥원 김혜연 주임은 ”같은 프로그램이라 하더라도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준다.”라며 청년인생설계학교 프로그램의 높은 접근성에 관해 이야기했다. ”청년인생설계학교라는 울타리 안에 있다면,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거죠. ‘다른 청년들도 정신건강을 비롯한 문제에 필요성을 느끼고 있구나, 나도 해봐야겠다‘이러면서 진입장벽을 낮춰주는 거예요.”

청년인생설계학교가 의학적인 치료를 제공는 기관은 아니다. 청년인생설계학교는 학교를 졸업한 청년들에게 새로운 학교가 되어준다. 참가자들은 본인과 비슷한 고민을 가진 다른 청년들과 교류하며 고민을 나누며 위안을 얻는다. 다양한 방법으로 자연스럽게 자신의 고민과 우울감을 털어놓는 기회를 가지게 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본인이 가지고 있던 불안함을 새롭게 인지하고, 자신과 직면하며 고민을 극복해 나가는 힘을 얻게 된다. 김혜연 주임은 “느슨하고 안전한 관계망을 만들어 주는 것이 청년인생설계학교의 목표에요. 비슷한 공감대를 가지고 비슷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서로가 하는 말들에 대해 용인이 되는 분위기를 지향하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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